잘 치는 사람과 좋은 사람은 다르다. 당구장을 오래 다니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알게 된다.당구를 잘 치는 것과 좋은 사람인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실력이 아주 뛰어난데도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력은 평범해도 늘 예의 바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이 있다.나는 당구장을 오래 운영하면서 이런 다양한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처음 당구를 배울 때는 실력이 좋은 사람이 곧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나도 젊었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잘 치는 사람 앞에서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고, 실력이 부족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기도 했다.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구 실력과 인간적인 됨됨이는 전혀 별개의 영..
개요 & 요약 당구장은 오랫동안 우리 삶의 정겨운 소통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에는 구시라시, 히키, 오시, 다마, 마와시, 시나브로 변형된 일본어 표현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당구가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 잡고 올바른 당구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매일 쓰는 당구 용어부터 바르게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50년 당구 인생을 돌아보며 흔히 사용되던 대표적인 일본어 잔재 용어들과 이를 대체하는 정확한 표준 당구 용어(국어 및 국제 표준어)를 정리합니다. 당구 용어 정립이 필요한 이유 오랜 세월 습관처럼 써온 용어를 바꾼다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올바른 용어 사용은 당구의 스포츠적 가치를 올려줍니다. 젊은 세대 및 대중과의 소통 확대 은어나 일본어 잔..
당구를 50년 가까이 치다 보니, 실력보다 오래 남는 건 결국 매너였다. 젊었을 때는 이기고 지는 것에만 몰두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함께 치는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당구장이라는 공간 자체를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실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아도 매너는 마음만 먹으면 오늘부터 바꿀 수 있다. 돌이켜보면 내가 처음 당구를 배우던 시절에는 매너를 따로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어깨너머로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따라 하면서 조금씩 익혔을 뿐이다. 그렇게 수십 년을 보내고 나니,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유독 함께 치고 싶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나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차이는 결국 매너에서 왔다. 오늘은 내가 반세기 동안 당구장을 드나들며 몸으로 익힌 매너 몇가지를 정리해보려 한다. 타구..
당구에도 공부가 필요했다 당구를 오래 쳤다고 해서 당구를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나도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다. 17살에 당구를 시작해서 빠르게 실력이 늘었고, 주변에서는 당구를 잘 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기본기는 잘 배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년 가까이 당구를 쉬었다가 다시 돌아와 선수들과 직접 경기를 해보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내 당구는 많이 부족했다. 특히 선수들의 자세와 샷, 두께와 속도를 직접 보고 나니 내가 알고 있던 당구가 너무 작게 느껴졌다. 그때부터 나는 당구를 다시 제대로 공부해보기로 했다. 당시 나는 당구장을 운영하게 됐다.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책부터 찾아봤다. 당구 관련 책을 사서 읽었다...
다시 들어선 당구장, 낯선 풍경 사람은 참 이상하다. 한때 그렇게 좋아하던 것을 어느 순간 완전히 잊고 살기도 한다. 나에게 당구가 그랬다. 열일곱 살부터 당구를 치기 시작했고, 한때는 당구장 문이 열리기도 전에 찾아갈 정도로 당구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스물여섯 살에 대학에 들어가면서 당구를 거의 그만두었다. 그때는 당구 대신 다른 운동에 빠져 있었다. 야구도 좋아했고 테니스도 쳤고 골프도 했다. 그러다 보니 당구는 어느새 내 생활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무려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갔다. 내가 다시 당구장에 가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가 있었다. 당시 경남당구연맹의 선수이면서 이사를 맡고 있던 친구와 약속을 하고 당구장에 갔다. 친구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주변에서 당구 치는 사람들을..
당구공이 준 첫 번째 밤샘 지금까지 당구를 친 세월을 돌이켜보면 참 오래됐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당구공을 잡은 나이가 열일곱이었다. 그때는 당구를 잘 쳐야겠다는 거창한 목표도 없었고, 이 공 하나가 이후 50년 가까이 이어질 긴 이야기의 시작이 될 줄은 더더욱 몰랐다. 그저 재미있었다. 처음 당구장에 갔을 때는 공을 제대로 어떻게 치는지도 모르고 그냥 마음대로 쳤다. 혼자 쳐도 즐거웠다. 그런데 당구장을 둘러보니 잘 치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큐를 잡는 손목의 각도, 공을 보내는 속도, 그리고 성공했을 때 짓는 표정까지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도 저렇게 하면 되겠는데?' 어린 마음에는 단순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 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누웠는데 밤..
공 하나보다 경기 전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당구를 처음 배울 때는 오직 눈앞의 공만 보인다. 어떻게 하면 한 점이라도 더 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어려운 공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나 역시 처음에는 그랬다. 그런데 수지가 어느 정도 올라가고 실제 경기를 많이 해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당구는 단순히 공을 잘 치는 것만으로 이기는 게임이 아니었다.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도 실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느끼기에는 특히 수지가 30점 정도를 넘어가면서부터 이런 변화가 생겼다. 수지가 낮을 때는 눈앞의 공 하나에 집중한다. 공을 성공시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하지만 실력이 어느 정도 올라가면 이제는 경기의 흐름을 보게 된다. 내가 지금 공격해야 하는지, 안전하게 가야 하는지, 상대가 어떤 리듬으로 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