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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장에 오래 다닌 사람을 보면 참 신기할 때가 있다.

당구를 시작한 지 1년밖에 안 된 사람인데 실력이 쑥쑥 올라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0년, 20년을 쳤는데도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사람도 있다.

당구를 친 시간이 훨씬 긴 사람이 반드시 더 잘 치는 것은 아니다.

나도 50년 가까이 당구를 치면서 이런 모습을 많이 봤다.

그렇다면 오래 쳤는데도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단순히 연습량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떻게 배우고, 무엇을 반복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구장에 오래 다니는 것과 실력이 느는 것은 다르다

당구장에 매일 간다고 실력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당구장에 가서 친구들과 몇 게임 하고,

이야기하고,

또 게임하고,

집에 돌아오는 생활을 오래 반복한다고 생각해보자.

10년이 지나도 그 사람의 당구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게임을 많이 하면 어느 정도의 경험은 쌓인다.

하지만 실력을 확실하게 올리려면 목표가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는 이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익숙한 방식의 반복’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편한 방식으로 하려고 한다.

당구도 마찬가지다.

편하게 서고,

익숙한 방식으로 큐를 잡고,

익숙한 힘으로 치고,

결과가 좋든 나쁘든 다시 같은 방식으로 친다.

문제는 그 방법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계속 같은 방법을 반복한다.

그러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오히려 기존의 습관만 더 단단해진다.

잘못된 습관은 실력보다 더 빨리 굳는다

내가 20년 가까이 당구를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을 직접 경험했다.

나는 예전에 당구를 꽤 잘 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본기도 잘 배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선수들과 직접 경기를 해보니 생각이 달랐다.

자세도 고칠 부분이 있었고,

스트로크도 다시 만들어야 했고,

여러 가지 습관을 바꿔야 했다.

특히 문제는 내 몸이 예전 방식을 너무 편하게 느낀다는 것이었다.

머리로는 “이렇게 고쳐야 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큐를 잡으면 몸은 자꾸 예전 방식으로 돌아갔다.

이것이 습관의 무서운 점이다.

고치려고 할수록 처음에는 더 못 칠 수도 있다

새로운 자세를 배우거나 스트로크를 바꾸면 처음에는 공이 더 안 맞을 수 있다.

이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새로운 동작은 아직 몸에 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 단계에서 포기한다.

“바꾸니까 오히려 더 못 치네.”

그러면서 원래 방식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원래 방식이 편하다는 것과 좋은 방식이라는 것은 다른 문제다.

편한 것은 오래 사용했기 때문이다.

좋은 동작은 반복하면서 새롭게 익혀야 할 수도 있다.

나도 밤새 고치는 연습을 했다

나는 그 시기에 상당히 독하게 연습했다.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으니 시간이 있었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혼자 대대에서 연습했다.

특히 내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 동작을 집중해서 반복했다.

한 가지 공을 놓고,

같은 포지션을 만들고,

또 치고,

다시 배치했다.

그렇게 밤새 연습하는 날도 많았다.

당구대 위에 분필로 위치를 표시하고 같은 포지션을 계속 반복했다.

다음 날 보면 테이블 위에 공이 지나간 흔적이 선처럼 남았다.

아는 사람들이 그걸 보면

“사장님 또 밤샜구먼.”

하고 웃었다.

나는 그 말이 오히려 좋았다.

내가 어제 무엇을 했는지 테이블이 보여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연습할 때 공의 결과만 보면 안 된다

당구를 연습할 때 많은 사람들이 공이 들어갔는지만 본다.

하지만 그것만 보면 중요한 것을 놓친다.

공이 왜 들어갔는지,

왜 안 들어갔는지를 봐야 한다.

예를 들어 공이 맞지 않았다면

두께가 잘못된 것인지,

당점이 잘못된 것인지,

힘이 부족했던 것인지,

스트로크가 흔들린 것인지 봐야 한다.

그 원인을 알면 다음에 고칠 수 있다.

반대로 원인을 모른 채 계속 치면 성공과 실패가 반복될 뿐이다.

한 번에 하나만 고치는 것이 좋다

연습하다가 공이 안 된다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면 안 된다.

당점도 바꾸고,

두께도 바꾸고,

힘도 바꾸고,

자세까지 바꾸면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 수가 없다.

나는 하나씩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에는 힘만 바꿔본다.

그래도 안 되면 두께를 확인한다.

그다음 당점을 확인한다.

이런 식으로 하나씩 조절해야 원인을 찾기 쉽다.

잘 치는 사람의 말을 들을 때도 중요한 것이 있다

고수가 나에게

“그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해보세요.”

라고 말했을 때 무조건 받아들이고 끝내서는 안 된다.

왜 그런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직접 해봐야 한다.

고수에게 설명을 들으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막상 내가 해보면 안 될 수 있다.

이것은 흔한 일이다.

고수의 말이 틀린 것이 아니라 아직 내 몸이 그 움직임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접 해보고,

실패하고,

다시 물어보고,

또 연습해야 한다.

잘 배우는 사람은 질문을 많이 한다

나는 당구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질문을 많이 하라고 말하고 싶다.

잘하는 사람이 공을 치는 것을 봤다면

“왜 그렇게 쳤습니까?”

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왜 이 당점을 선택했나요?”

“왜 힘을 그렇게 조절했어요?”

이런 질문을 하다 보면 생각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당구를 잘하는 사람들은 공을 치는 방법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공을 보는 방법도 알려줄 수 있다.

하지만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접 해보는 것이다

아무리 설명을 많이 들어도 직접 해보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보고 → 묻고 → 해보고 → 실패하고 → 다시 해보는 과정

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 성공했다고 끝내지 않는다.

다시 해본다.

또 성공한다.

그 성공률이 점점 올라가야 한다.

성공률이 올라가면 자신감이 생긴다

예를 들어 어려운 공을 10번 쳐서 한 번밖에 안 들어갔다고 하자.

그 공은 아직 내 공이 아니다.

그런데 연습해서 세 번, 다섯 번, 일곱 번 성공하기 시작하면 느낌이 달라진다.

경기에서도

“이 공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라는 생각이 생긴다.

자신감은 연습의 부산물이다.

자신감만 억지로 만들 수는 없다.

몸으로 해본 경험이 쌓여야 한다.

반대로 자신 없는 공은 몸을 굳게 만든다

시합에서 어려운 공을 봤을 때

“이건 안 될 것 같은데.”

라는 생각부터 들면 몸도 긴장하기 쉽다.

팔에 힘이 들어가고,

그립이 굳고,

스트로크가 달라진다.

그래서 성공할 수 있는 공도 실패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연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연습을 많이 한 공은 경기에서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연습한 공과 처음 보는 공은 느낌이 다르다

내가 같은 포지션을 수없이 반복했던 이유도 이것이다.

실전에서 비슷한 공이 나왔을 때

“이거 해봤다.”

라는 생각이 들면 훨씬 편하다.

완전히 똑같은 배치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부터 공의 길이 조금 보인다.

이것이 경험이다.

당구의 실력은 공의 개수로만 측정되지 않는다

“하루에 몇 게임 쳤어요?”

라고 물어보는 것보다

“무엇을 연습했어요?”

라고 묻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00게임을 쳐도 늘 비슷한 공만 치면 새로운 경험이 크게 생기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20게임을 치면서 자신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면 훨씬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경기에서 지는 것도 훌륭한 공부다

잘 치는 사람과 경기하면 처음에는 계속 질 수 있다.

나도 그랬다.

20년 만에 돌아와 선수들과 경기를 했을 때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다.

상대가 너무 잘 쳤다.

하지만 나는 그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왜 내가 졌는지 보고,

상대가 어떻게 치는지 보고,

내가 고쳐야 할 것을 찾았다.

그 패배가 결국 내 실력을 키우는 자료가 됐다.

자기보다 잘 치는 사람과 경기해보자

실력을 올리고 싶다면 자기보다 잘 치는 사람과 가끔 경기해볼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생긴다.

나는 오히려 너무 잘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찾으려고 했다.

자세를 보고,

공을 보는 방법을 보고,

경기 운영을 보고,

실수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봤다.

자기 당구를 영상으로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요즘에는 휴대폰으로 쉽게 자기 경기를 찍을 수 있다.

나는 이것이 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칠 때는 몰랐던 것이 영상에서는 보인다.

자세가 무너지는 순간도 보이고,

스트로크가 흔들리는 순간도 보인다.

실수했을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도 알 수 있다.

특히 자신이 생각한 모습과 실제 모습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 친 사람일수록 더 어려울 수 있다

당구를 오래 친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자기만의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 방식으로 오랫동안 쳐왔으니 당연히 편하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배우면 어색하다.

그 어색함을 견디지 못하면 결국 예전 방식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발전하려면 때로는 익숙함을 버려야 한다.

나도 그랬다

20년 만에 다시 당구를 시작했을 때 내가 딱 그랬다.

나는 나름대로 당구를 오래 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다시 배워야 할 것이 많았다.

내가 잘못 배운 부분도 있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자존심을 조금 내려놓았다.

그리고 다시 배웠다.

그 결과 당구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실력이 늘지 않을 때 자신부터 바꿔보자

당구를 오래 쳤는데 실력이 정체됐다면

“나는 원래 이 정도인가 보다.”

라고 결론 내리기 전에 자신의 습관을 한 번 점검해봤으면 한다.

나는 어떻게 서는가?

큐는 어떻게 잡는가?

공을 치기 전에 무엇을 생각하는가?

실수했을 때 어떻게 하는가?

연습할 때 무엇을 반복하는가?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만 바꿔보자

한꺼번에 많은 것을 바꾸려고 하면 어렵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 하나를 골라보자.

자세가 문제라면 자세부터.

스트로크가 문제라면 스트로크부터.

두께가 문제라면 두께부터.

한 가지를 제대로 고치고 나서 다음으로 넘어가면 된다.

나도 실제로 그렇게 했다.

몸이 바뀌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동작을 배우면 처음에는 이상하게 느껴진다.

당연하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근육과 움직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기간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 기간을 버티면서 반복하면 어느 순간 새로운 동작이 조금씩 자연스러워진다.

그때부터 실력이 다시 올라간다.

실력은 때로 뒤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에서는 잠시 실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예전에는 익숙하게 치던 공이 잘 안 맞는다.

그래서

“괜히 고쳤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을 견디고 나면 새로운 단계에 올라갈 수 있다.

나는 이런 과정을 많이 겪었다.

결국 성장하려면 불편함을 견뎌야 한다

새로운 자세,

새로운 스트로크,

새로운 시스템,

새로운 경기 운영.

무언가를 바꾸면 처음에는 불편하다.

하지만 발전하려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편한 것만 계속하면 지금의 실력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50년 가까이 당구를 치면서 얻은 결론

당구를 오래 친다고 자동으로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이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배우고 제대로 반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신이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고치는 용기도 필요하고,

잘 치는 사람에게 배우는 겸손함도 필요하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생기는 어색함을 견뎌야 한다.

나도 20년 동안 당구를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을 배웠다.

예전에 내가 잘한다고 믿었던 것부터 다시 확인해야 했다.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덕분에 새로운 당구를 배울 수 있었다.

지금 당구를 오래 쳤는데도 실력이 늘지 않는다면 너무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구장에 가는 횟수만 늘리기 전에,

내가 지금 무엇을 반복하고 있는지를 먼저 한번 돌아보자.

잘못된 습관을 반복하고 있다면 바꿔야 하고,

배울 것이 있다면 다시 배워야 한다.

그리고 좋은 것을 찾았다면 몸이 알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당구는 참 정직한 운동이다.

오늘의 연습이 바로 오늘의 실력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몸은 우리가 반복한 것을 기억한다.

어느 날 갑자기,

“어? 예전보다 잘 되는데?”

하는 순간이 온다.

그때 알게 된다.

그동안의 연습이 조금씩 쌓이고 있었다는 것을.

당구가 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시간에도, 실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너무 빨리 포기하지 말자.

다만 무작정 오래 치지는 말자.

잘못된 방법으로 오래 치는 것보다, 제대로 배우고 정확하게 반복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