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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를 오래 쳤다고 해서 당구를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나도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다.

17살에 당구를 시작해서 빠르게 실력이 늘었고, 주변에서는 당구를 잘 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기본기는 잘 배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년 가까이 당구를 쉬었다가 다시 돌아와 선수들과 직접 경기를 해보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내 당구는 많이 부족했다.

특히 선수들의 자세와 샷, 두께와 속도를 직접 보고 나니 내가 알고 있던 당구가 너무 작게 느껴졌다.

그때부터 나는 당구를 다시 제대로 공부해보기로 했다.

당구에도 공부가 필요했다

당시 나는 당구장을 운영하게 됐다.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책부터 찾아봤다.

당구 관련 책을 사서 읽었다.

당구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그때 제대로 알게 됐다.

처음에는 조금 놀라웠다.

내가 그동안 감으로만 생각했던 것들이 책에 정리되어 있었다.

공의 진행 방향을 계산하고, 당점을 적용하고, 두께와 힘을 조절하는 데 일정한 원리가 있었다.

그때 내가 했던 생각이 있다.

“책에 다 있구나.”

그 말을 혼자 여러 번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책에 있다고 해서 바로 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읽는 것과 실제로 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적어도 이제는 내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는 알게 됐다.

책을 읽고 바로 공을 쳐봤다

책에서 본 시스템을 테이블에서 확인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됐다.

'이렇게 계산하면 이쪽으로 보내면 되는구나.'

그런데 실제로 공을 쳐보면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어떤 때는 조금 모자라고, 어떤 때는 너무 길었다.

같은 방법으로 친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계속 달랐다.

그때 알았다.

당구는 이론만 공부해서 되는 운동이 아니구나.

이론을 몸으로 옮기는 연습이 필요했다.

그래서 같은 공을 반복해서 치기 시작했다.

한 번 성공했다고 넘어가지 않았다.

같은 공을 다시 놓고 또 쳤다.

또 치고, 또 치고, 또 쳤다.

밤을 새우면서 연습했다

나는 원래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 있는 것 같다.

그때도 그랬다.

낮에 당구장을 운영하고, 밤이 되면 연습을 했다.

어떤 날은 너무 늦어져서 그냥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공 하나가 마음대로 안 되면 쉽게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해보자.'

그러다 보면 시간이 지나 있었다.

밤이 깊어지고, 또 깊어졌다.

결국 밤을 새운 날도 많았다.

특히 나에게 강한 자극이 됐던 것은 그 동생이 했던 말이었다.

“형님 때려치우세요. 형님은 안 돼요.”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속이 상했다.

하지만 그 말이 자꾸 머릿속에 남았다.

'내가 정말 못 고치는 걸까?'

그래서 더 연습했다.

내 팔과 근육의 감각을 바꾸려고 했다

당구에서 가장 힘든 것은 머리로 이해한 것을 몸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몸소 경험했다.

머리로는 자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큐를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힘을 줘야 하는지도 이해했다.

그런데 막상 큐를 잡으면 내 팔은 예전 습관대로 움직였다.

이건 정말 답답한 일이었다.

그래서 연습할 때는 단순히 공을 맞히는 데만 집중하지 않았다.

내 팔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느끼려고 했다.

큐가 앞으로 나가는 속도는 어떤지,

팔이 흔들리지는 않는지,

스트로크가 같은 길로 움직이는지,

공을 치는 순간 힘이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계속 느껴봤다.

말 그대로 내 팔과 근육의 감각을 바꾸는 연습이었다.

나 역시 기본기를 잘못 배웠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나에게 또 하나의 큰 깨달음이 있었다.

나는 그동안 내가 기본기는 잘 배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도 내 착각이었다.

나 역시 기본기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물론 중대 4구와 대대 3쿠션은 환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똑같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당구대 크기도 다르고, 공도 다르고, 공의 움직임도 다르다.

그래도 결국 기본기가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했다.

그래서 고칠 것은 고치기로 했다.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마음으로 연습했다.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무리 연습해도 크게 달라지는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공의 움직임이 예전보다 잘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두께로 맞혀야 하는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어떤 당점을 사용해야 하는지 느낌이 왔다.

얼마나 강하게 쳐야 하는지도 조금씩 알 수 있게 됐다.

그때 다시 선수들의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선수가 설명해주면 머리로는 알겠는데 실제로는 안 됐다.

그런데 내가 직접 수없이 반복해서 연습하고 나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몸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참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아, 이거구나.”

당구대에 분필로 점을 찍었다

내가 연습하던 방법 중 하나가 있다

당구대 위에 분필로 점을 하나 찍어놓고 같은 포지션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이다.

공을 다시 배치하고,

다시 치고,

또 배치하고,

또 쳤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없이 반복했다.

그러다 보면 아주 재미있는 일이 생긴다.

공이 지나간 길이 테이블 위에 자국으로 남는 것이다.

하루 밤을 새워 같은 공을 계속 치고 나면 공이 움직인 흔적이 마치 누군가 일부러 선을 그어놓은 것처럼 남아 있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그걸 보면 웃으면서 말했다.

“사장님, 어제 또 밤새워 연습했구먼.”

나는 그 말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얼마나 연습했는지 보여주는 흔적 같았다.

같은 공을 반복하면 무엇이 달라질까?

같은 포지션을 수백 번 반복해서 치면 처음에는 결과가 제각각이다.

어떤 공은 길고,

어떤 공은 짧고,

어떤 공은 두께가 틀린다.

그런데 계속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감이 잡힌다.

'이 공은 이 정도 당점이구나.'

'이 정도 두께로 맞히면 되는구나.'

'힘은 이 정도가 적당하구나.'

'스트로크는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처음에는 숫자나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것이 점점 감각으로 바뀐다.

나는 이것이 당구 연습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비슷한 공이 나오면 자신감이 생긴다

연습을 많이 해두면 실제 경기에서도 도움이 된다.

비슷한 배치가 나오면 처음 보는 공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머릿속 어딘가에 그 공을 쳐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똑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런 느낌의 공을 예전에 많이 쳐봤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자신감이 생긴다.

그 자신감은 실제 경기 결과에도 영향을 준다.

당구에서 자신감은 참 중요하다.

공을 칠 수 있다는 믿음이 없으면 좋은 샷도 나오기 어렵다.

반대로 충분히 연습해본 공이라면 조금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다.

기본기와 기술은 다르다

당구를 배우면서 나는 기본기와 기술은 서로 다르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기술은 배워서 하나씩 늘려가는 것이다.

그런데 기술이 아무리 많아도 기본기가 약하면 어느 순간 한계가 온다.

나는 기본기를 기술을 쌓아가는 바탕이라고 생각한다.

바탕이 단단하면 그 위에 여러 가지 기술을 쌓을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기본기는 크게 세 가지다.

자세, 브릿지, 그립.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라고 생각한다.

자세가 안정돼야 브릿지도 안정되고, 그립도 자연스러워진다.

그 위에서 정확한 당점과 두께, 좋은 스트로크가 나온다.

오래 쳤다고 기본기가 좋은 것은 아니다

당구를 오래 친 사람 가운데서도 오랫동안 중급 수준에 머무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 이유 중 하나가 기본기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자세나 스트로크가 오랫동안 습관으로 굳어버리면 나중에는 고치기가 정말 어렵다.

반대로 기본기가 잘 되어 있는 사람은 아직 실력이 높지 않더라도 문제가 다르다.

배우는 만큼 올라갈 수 있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그래서 나는 당구를 처음 배우는 분들에게 항상 이야기하고 싶다.

처음 배울 때 제대로 배워야 한다.

처음에는 조금 느려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올바른 기본기를 갖추고 시작한 사람은 나중에 훨씬 많은 기술을 쌓을 수 있다.

머리는 아는데 몸이 모르면 안 되는 운동

내가 50년 가까이 당구를 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 중 하나다.

머리는 아는데 몸이 모르면 안 되는 것이 당구다.

고수가 방법을 설명해주면 중급자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직접 쳐보면 안 된다.

몇 번이고 실패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말 우연처럼 공이 들어갈 때가 있다.

바로 그 순간의 느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시도해야 한다.

한 번 성공했던 것이 열 번 중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다섯 번이 되고,

다섯 번이 일곱 번이 된다.

그렇게 성공률이 높아져야 한다.

그래야 어느 순간 몸이 알게 된다.

그때 비로소 기술이 내 것이 된다.

당구 연습은 결국 몸을 가르치는 일이다

나는 이제 당구 연습을 단순히 공을 많이 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몸에 올바른 움직임을 가르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같은 공을 반복하는 것도 필요하고,

기본기를 고치는 것도 필요하고,

고수의 움직임을 직접 보는 것도 필요하다.

머리로 이해한 것을 몸으로 바꾸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금방 배우고, 누군가는 오래 걸린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반복하지 않으면 몸은 배울 수 없다.

나 역시 그 과정을 겪었다.

20년 만에 다시 시작한 당구를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책을 읽고, 시스템을 공부하고, 밤새 공을 쳤다.

그리고 어느 순간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알았다.

당구는 많이 치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고 제대로 반복해야 실력이 올라가는 운동이라는 것을.

그것이 내가 당구를 다시 배우면서 가장 크게 얻은 깨달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