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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 브릿지, 그립이 전부다
당구를 처음 배우는 사람을 보면 이것저것 어려운 기술부터 배우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뒤돌리기, 옆돌리기, 앞돌리기 같은 공의 형태를 배우고, 여러 가지 시스템도 익히고 싶어 한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어려운 공을 하나 성공시키면 실력이 많이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당구를 50년 가까이 치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당구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기본기다.
기술은 나중에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하지만 기본기가 잘못되어 있으면 어느 순간부터 실력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나 역시 이 사실을 직접 경험했다.
17살에 처음 당구를 시작했을 때 나는 운 좋게 실력이 빨리 늘었다.
짧은 시간에 250점, 300점까지 올라갔고 주변에서는 당구 신동이라는 말도 들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기본기는 잘 배웠구나.' 그런데 20년 가까이 당구를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선수들과 같이 쳐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그 부족한 부분을 고치려고 연습하면서 깨달았다.
나 역시 기본기를 잘못 배운 부분이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기본기는 아주 단순하다.
크게 세 가지다. 자세, 브릿지, 그립. 이 세 가지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 위에 당점이 올라가고, 두께가 정확해지고, 스트로크가 안정되고, 여러 가지 기술을 쌓아갈 수 있다.
집을 지을 때 기초공사가 중요하듯이 당구도 마찬가지다.
기초가 튼튼해야 그 위에 많은 기술을 올릴 수 있다.
자세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흔들린다
세 가지 중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세다.
당구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잘못 배우는 것도 자세라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처음에는 자세가 조금 틀려도 공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가 틀어져 있어도 우연히 맞을 수 있고, 몸이 흔들려도 한두 번은 좋은 공이 나올 수 있다.
그러면 본인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습관이 그대로 굳어진다.
그런데 실력이 올라갈수록 문제가 커진다.
정확한 샷을 하려면 몸이 일정한 위치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기본자세가 불안하면 매번 조금씩 달라진다.
당구는 한 번 잘 치는 것으로 끝나는 운동이 아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해서 재현해야 한다.
좋은 자세는 바로 이 반복을 가능하게 한다.
오늘 잘 맞았던 자세가 내일도 같아야 하고, 다음 주에도 같아야 하고, 실전 경기에서도 그대로 나와야 한다.
그래서 나는 당구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어려운 기술보다 먼저 편안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만드는 것을 권하고 싶다.
브릿지는 큐를 안정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큐가 지나가는 길이 흔들리지 않아야 정확한 샷을 할 수 있다.
그립 역시 단순히 큐를 잡고 놓치지 않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큐의 움직임과 힘 전달에 영향을 준다.
편한 것과 옳은 것은 다르다
당구를 오래 친 사람 중에 일정 수준의 수지(26~28점 정도)에 머무는 경우가 있다.
두 번째 사람은 짧은 구력에도 이 점수대에 있다.
첫 번째는 기본기가 잘못되어 있는 사람이다.
오랜 시간 당구를 쳤지만 잘못된 자세나 습관이 굳어져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다.
두 번째는 기본기가 잘 잡혀 있는데 아직 배우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큰 문제가 없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이미 오래된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편한 방법으로 움직이려고 한다.
오랫동안 그렇게 쳤으니 그 자세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잘못된 자세를 고치려고 하면 오히려 어색하다.
공도 처음에는 더 안 맞을 수 있다.
"원래보다 더 못 치는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견뎌야 한다.
나 역시 다시 당구를 시작하면서 이런 과정을 겪었다.
처음에는 내 생각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팔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몸의 감각을 바꿔나갔다.
편하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자세는 아니다.
이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기본기는 좋은 멘탈도 만든다
사람들은 당구를 멘탈 스포츠라고 많이 이야기한다.
나도 그 말에 적극 동의한다.
그런데 나는 멘탈의 바탕에도 기본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 연습이 충분하고 기본기가 안정된 사람은 중요한 순간에도 자신이 있다. "이 정도 공은 칠 수 있다."라는 믿음이 생긴다.
반대로 기본기가 불안하면 조금만 긴장해도 평소보다 더 흔들린다.
결국 멘탈도 기술이나 기본기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기본기가 안정감을 만들고, 그 안정감이 자신감을 만들고, 그 자신감이 경기에서 좋은 판단으로 이어진다.
나도 경기장에서 이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처음 장애인 체육대회에 나갔을 때 당구장과 체육관은 너무 달랐다.
그때는 너무 긴장해서 평소 실력의 절반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 경험을 통해 나는 알았다.
당구는 기술만 가지고 경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몸이 익숙하게 움직일 수 있는 기본기와 경기 루틴, 그리고 환경에 적응하는 경험까지 필요했다.
결론 - 기본기 위에 쌓은 것만이 진짜 실력이다
50년 가까이 당구를 치면서 나도 많은 기술을 배웠다.
시스템도 공부했고, 대대에서 수없이 연습했고, 수많은 선수와 경기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었다.
자세, 브릿지, 그립. 이 세 가지가 안정돼야 당점도 정확해지고, 두께도 좋아지고, 스트로크도 좋아진다.
그리고 그 위에 수많은 기술을 쌓을 수 있다.
나는 지금도 당구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어려운 공을 빨리 치려고 하지 마세요.
먼저 자신의 자세부터 보세요.
브릿지가 흔들리지 않는지 보고, 그립에 힘이 너무 들어가지는 않는지 확인하세요.
당구는 기술이 많다고 잘 치는 것이 아니다.
기본기가 튼튼한 사람이 결국 더 많은 기술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50년을 돌아보며 내가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처음부터 기본기를 더 정확하게 배웠더라면 내 당구는 훨씬 달라졌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당구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늦게 고치는 것보다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